[필즈상 후보론] 수학의 한계에 도전하다: 카케야 추측 3차원 해결의 의미

2025. 3. 24. 14:33교육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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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케야 추측, 3차원에서 해결하다: 수학계의 새로운 이정표
수학계의 난제로 꼽히는 '카케야 추측'이 드디어 3차원에서 해결됐습니다. 이 혁신적인 연구는 중국 출신의 왕 홍 교수(뉴욕대 쿠란트 수학연구소)와 조슈아 잘 교수(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가 공동으로 이루어냈으며, 수학계에서 "필즈상 수상에 충분한 업적"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수학자 '카케야 소이치'는 1917년 길이가 1인 무한히 가는 '바늘'을 모든 방향을 가리키게 돌린 후 원래 위치로 돌아오게 할 때 바늘이 지나는 최소 면적은 얼마인지 구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왼쪽 그림처럼 바늘의 중심을 고정해놓고 한 바퀴 빙그르 돌리면 바늘의 자취를 따라 원이 그려진다. 오른쪽 그림처럼 원의 중심이 작은 원을 그리도록 바늘을 돌리면 오목삼각형이 그려진다. 수학동아 제공


카케야 추측이란 무엇인가?
1917년 일본의 수학자 카케야 소이치가 제기한 문제에서 비롯된 이 추측은, 길이가 1인 무한히 가는 바늘을 모든 방향으로 한 바퀴 돌렸을 때 바늘이 지나는 최소 면적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학적으로는 '카케야 세트'라는 개념을 통해, 이 세트가 존재할 수 있는 차원을 규명하는 문제로 발전했습니다.
카케야 추측은 1차원과 2차원에서 해결되었지만, 3차원에서는 오랜 기간 난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테렌스 타오 교수(UCLA)의 기존 연구가 주요 발판이 되었습니다.


3차원 카케야 추측의 해결
왕 홍 교수와 조슈아 잘 교수는 타오 교수의 연구 방법을 이어받아, '다중 스케일 해석학'과 '접속 기하학'을 활용하여 모든 반례의 특성을 증명하며 3차원 카케야 추측을 완전히 해결했습니다. 이들의 방법은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수학적 접근을 동원한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학문적·실용적 의미
권순식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가 '조화해석학' 분야의 주요 난제들을 관통할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평했습니다. 조화해석학은 푸리에 변환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번 성과는 신호처리 기술, 영상 압축,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이번 성과는 3차원보다 높은 차원의 카케야 추측 해결에도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네츠 카츠 라이스대 교수는 이번 결과를 "1세기에 한 번 나올 만한 업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필즈상 수상 가능성
현재 논문은 동료 검증을 받고 있으며, 결과가 확실시되면 왕 교수와 잘 교수가 필즈상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왕 교수는 여성 수학자로서 수상할 경우 동아시아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케야 추측은 예를 들어 2차원에서 바늘의 중심을 고정해놓고 한 바퀴 빙그르 돌리면 바늘의 자취를 따라 원이 그려진다. 원의 넓이가 바늘이 지나는 면적이다. 카케야는 여기서 면적을 더 줄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원의 중심이 작은 원을 그리도록 바늘을 돌리면 오목삼각형이 그려진다. 오목삼각형은 원보다 넓이가 작다. 바늘을 앞뒤로 계속해서 흔들면서 돌리면 넓이는 더욱 작아진다. 주차장에서 차를 앞뒤로 이동시키면서 좁은 주차공간에 주차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카케야가 문제를 제기한지 2년 뒤인 1919년 러시아-영국 수학자 아브람 베지코비치는 바늘을 한 바퀴 돌릴 때 바늘이 지나는 최소 면적값이 0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수학적으로 극한값을 증명한 것이다. 문제에서 바늘은 무한히 가늘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늘게 만들어 모든 방향을 가리키며 돌리더라도 바늘이 지나는 면적값은 0이라는 의미다. 

이후 수학자들은 바늘이 모든 방향을 가리키지만 바늘이 지나는 면적값이 0인 바늘의 집합을 '카케야 세트'라고 이름 붙이고 카케야 세트는 바늘이 움직이는 차원이 1차원, 2차원, 3차원처럼 정수로 딱 떨어지는 차원에서만 존재한다고 추측했다. 이것이 바로 카케야 추측이다. 수학에서는 1.5, 2.5 등 직관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차원을 상상한다.

이후 카케야 추측은 1차원과 2차원에서 차근차근 해결됐다. 문제는 3차원이었다. 문제는 간단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았다. 현존 최고 수학자로 꼽히는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2005년 카케야 추측의 반례가 모순됐다는 점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도전했다. 모든 반례를 증명하지 못해 카케야 추측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대신 타오 교수는 2014년 자신의 블로그에 어떤 방식으로 문제에 도전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며 다른 수학자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도전해보라고 독려했다. 

왕 교수와 잘 교수는 타오 교수의 방법을 이어받아 모든 반례의 특성을 증명하고 다양한 범위의 함수 성질을 다루는 '다중 스케일 해석학'과 겹치는 도형의 성질을 연구하는 '접속 기하학'을 활용해 카케야 추측을 완전히 해결했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대해 오세욱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CMC 펠로는 "일반적으로 카케야 추측을 해결하는 데 사용하지 않는 수학 지식을 이용해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순식 KAIST 교수에 따르면 3차원 카케야 추측은 수학의 한 분야인 '조화해석학'의 주요 난제들을 관통하는 해결책을 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화해석학은 함수와 그 함수의 '푸리에 변환'의 성질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시간이나 공간에 대한 함수를 시간 또는 공간 주파수 성분으로 분해하는 대표적인 신호처리방법인 푸리에 변환은 휴대폰, LTE, 영상 이미지 압축, 의료기기 등에 쓰인다. 

카케야 추측을 풀면 푸리에 변환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셈이라 수학계는 왕 교수와  교수의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결과는 3차원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카케야 추측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네츠 카츠 미국 라이스대 교수는 "1세기에 한 번 나올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논문은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결과가 확실해지면 이들이 필즈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수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왕 교수는 여성 수학자라 필즈상을 받으면 동아시아 최초로 필즈상을 받은 여성 수학자가 된다. 왕 교수는 2007년 16세의 나이로 중국 베이징대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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