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인해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국립공원 247개소가 출입 통제됐으며, 국내 항공기 14편과 여객선 107척이 결항했다. 한편으로는 이 한파가 반갑기도 하다. 시야를 뿌옇게 가리던 미세먼지가 한파로 인해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한파가 미세먼지를 줄일 뿐 아니라 동해가 빨아들이는 이산화탄소량을 늘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이기택 교수, 부산대 해양학과 이동섭 교수, 김소윤 씨 연구팀은 북극의 찬 대기가 동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992년, 1999년, 2007년, 2019년에 총 네 차례 관측된 자료를 바탕으로 동해 표층부 · 심층부 순환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 간 관계를 분석했다. 첫 번째 구간(1992~1999)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2천만 톤 흡수했으며, 두 번째 구간에서(1999~2007)는 그 양이 연간 1천만 톤 이하로 감소했다. 또, 마지막 구간(2007~2019)에서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다시 연간 3천만 톤으로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동해안 내부 순환이 북극 한파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 중 일부는 동해로 유입되는데, 그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많이 머금은 표층수가 무거워져 중층이나 심해로 내려가면서 수직 환기가 발생했다. 결국, 북극에 있던 차가운 공기가 많이 내려올수록 내부 순환이 활발해지고, 동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기택 교수는 “해양은 거대한 이산화탄소 저장고로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며, ”미래 기후 변동에 따라 전 지구적 대양의 탄소 제거 능력을 예측하고, 적절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중 절반은 대기에 머물러 있고, 나머지 절반은 해양과 육지 생태계로 유입되고 있다. 이미 대기보다 40만 배 이상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 해양은 이산화탄소 저장에 있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양-육상-대기 탄소순환 시스템 연구사업,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용역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https://agupub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29/2023GL10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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