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강타한 IT 대란으로 미국의 한 방송국에서는 손으로 직접 지도를 그린 일기예보가 등장했다고 CNN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레딩에 있는 CNN의 제휴사 KRCR도 이날 글로벌 IT 대란의 영향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져 방송 진행을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됐다.
KRCR의 기상캐스터인 프레스턴 도니언은 날씨 뉴스를 전하러 출근했다 이런 상황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통상 날씨 뉴스를 전할 때는 '그린 스크린'(화면 합성을 위한 배경막)앞에서 그래픽을 활용해 지역별 날씨를 전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그래픽이 하나도 없었다.
도니언은 처음에는 아이패드를 활용해 화면을 공유하거나 웹사이트를 띄워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날씨를 전하는 것은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실패를 깨달은 도니언은 펜을 꺼내 캘리포니아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색 펜으로 지도를 그리고 빨간색으로 날씨를 표시한 그는 이 종이를 화면에 띄우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래픽 소프트웨어 없이 날씨를 전할 독창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다.
도니언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날씨를 전한 자신의 모습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트리니티 카운티는 조금 작게 그려졌고 모독 카운티는 네모진 모양이 되기는 했지만, 시각적인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컴퓨터 기술 없이 시각적으로 보여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재미있었다"라며 방송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맙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도니언의 날씨 뉴스를 본 한 시청자는 그의 복고적인 접근 방식이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RCR의 시스템은 오전 11시께 도니언이 교대근무를 끝낼 때쯤 다시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
CNN의 기상학자 엘리사 라파는 도니언의 재빠른 대처에 찬사를 보냈다.
라파는 " 이 업계에서 30년 이상 일한 베테랑에게 물어본다면 그린 스크린의 마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날씨 뉴스가 이런 식으로 전달됐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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