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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연구팀 "그린란드 빙상 250만년간 유지 학설 깨져…온난화 취약성 우려"
- 그린란드 북서부가 약 40만년 전 얼음이 완전히 녹아 툰드라로 바뀐 적이 있으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1.4m 상승
지난 250만년 간 내내 두꺼운 얼음에 덮여 있던 것으로 추정돼온 그린란드 북서부가 약 40만년 전 얼음이 완전히 녹아 툰드라로 바뀐 적이 있으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1.4m 상승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버몬트대 앤드루 크라이스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1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그린란드 북서부의 미군 시설 캠프 센추리에서 시추한 빙핵(ice core) 속 퇴적물 분석 결과 이곳이 간빙기였던 40만년 전 얼음이 없는 툰드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캠프 센추리 지역에 40만년 전 얼음이 없었다는 것은 당시 그린란드 빙상 상당량이 녹아 넓은 지역이 툰드라 상태가 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추가로 1.4m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를 고려할 때 지구 기온이 머지않아 40만년 전 '해양 동위원소-11기'(MIS-11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그린란드 빙상이 기존 예측보다 온난화에 훨씬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MIS-11기로 불리는 40만년 전은 간빙기(interglacial period)에 속하며 지구 전체적으로 얼음양이 가장 적었던 기간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린란드는 이 기간을 포함해 250만년 간 두꺼운 빙상(ice sheet)에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냉전 시대인 1960년대 그린란드 북서부 캠프 센추리에서 1천390m 두께의 빙상을 뚫고 얼음 아래 3.7m 깊이 땅속까지 시추한 빙핵을 분석했다.
그린란드가 미국 텍사스주 면적의 3배에 달하는 두께 3천m 이상의 빙상에 덮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팀이 이 빙핵을 분석하게 된 과정은 매우 극적이다. 이 빙핵은 시추 후 냉동고에 보관됐으나 수십 년 동안 잊혀 분실상태였다가 2017년 재발견돼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연구팀이 얼음 아래에서 채취된 흙과 암석 표본을 분석한 결과 그 속에서 툰드라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과 곤충 화석들이 발견됐다. 또 이 퇴적층은 얼음이 없는 환경에서 흐르는 물에 쓸려와 쌓이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발광 연대 측정과 우주 생성 핵종을 이용한 연대 측정을 통해 이 퇴적층이 쌓인 시기가 42만4천년~37만4천년 전으로 MIS-11기로 불리는 간빙기 온난화 기간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MIS-11기 동안 캠프 센추리 위치에 얼음이 없을 정도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을 경우 해수면에 미칠 영향을 빙상 모델로 분석, 현재보다 6~13m 높았던 간빙기 해수면 높이가 1.4m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후 역사 중 기온이 따뜻해지고 얼음 면적이 감소했던 과거 간빙기의 기후 조건은 그린란드 빙상 같은 지구 빙권(cryosphere)이 온난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지 더 잘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 박사는 "MIS-11기 중 2만9천년 간 지속된 적당히 따뜻한 기후로 그린란드 빙상이 이렇게 많이 녹았다면 인류 활동으로 장기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온난화는 그린란드 빙상을 녹이고 해수면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향후 수 세기 동안 기후에 추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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