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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하이라이트] 36년 기다린 '복수!' 한국, 승부차기로 사우디 꺾고 8강 진출

by 오션지키미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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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아시안컵 파이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

승부차기에 패했던 한국이 36년 만에 멋진 설욕 성공

https://youtu.be/_lVmkbimy8A?si=-m39VG4LAIBA9Ecb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1일 새벽 1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 나섰다. 사우디가 후반 1분 압둘라 라디프의 첫 골로 앞섰으나, 후반 45+9분 조규성의 동점 골이 터지면서 양 팀은 연장 승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은 승부차기 4-2로 승리해 8강에 오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출전 후 처음으로 백3 카드를 선보였다. 포메이션은 3-4-3에 가까웠다.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수비 라인을 구축했고, 설영우, 황인범, 이재성, 김태환이 2선에 섰다. 전방에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좌우에 정우영과 이강인이 배치돼 3인이 공격을 이끌었다.

 

4만 2,389명의 관중이 들어찬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킥오프 후 약 5분간 사우디가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빠른 측면 자원들을 앞세워 양 사이드를 파고드는 움직임이 반복됐다. 특히 왼 측면에 자리한 모함메드 알 브레이크가 중원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터치라인을 오르내렸다.

 

전반 12분 사우디가 미드필더 압둘라 알 카이바리의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뒤편에서 세게 때린 슛은 골문 위로 높이 솟았다.

 

첫 번째 공격 찬스는 손흥민이 직접 만들었다. 전반 19분, 손흥민이 왼쪽으로 텅 빈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공격에 나섰다. 곧장 오른쪽에서 김태환이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쇄도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번엔 설영우의 긴 크로스가 이강인을 향했으나 수비에 막혔다.

 

선수들 간 몸싸움도 치열했다. 전반 24분엔 김영권이 공격수 살레 알 셰흐리와 충돌했지만, 주심은 구두경고를 준 뒤 상황을 마무리했다.

 

김태환이 볼을 탈취한 뒤 빠르게 전방으로 롱킥을 뿌렸다. 홀로 전방에 남아 있던 손흥민이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었다. 곧 사우디는 벤치에서 교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사우디도 공격에 나섰다. 살렘 알 다우사리와 살레 알 셰흐리를 앞세워 중앙을 파고들었다. 알 셰흐리의 슛은 대각선으로 빗나갔지만, 한국 처지에서는 매우 위협적인 찬스였다.

 

이강인과 손흥민을 향한 견제가 거셌다. 잇달아 넘어진 둘은 금세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면서 우려를 샀다.

 

새로운 전술에 적응한 한국은 점차 호흡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우디 진영에서 찬찬히 볼을 소유하며 기회를 노렸다. 설영우가 정우영과 자리를 맞바꿔 올라간 뒤 황인범과 이재성을 거쳐 이강인, 손흥민까지 볼이 전달됐다.

 

사우디의 세트피스 찬스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살레 알 셰흐리, 알리 라자미, 살렘 알 도우사리가 연이어 공중볼을 따내 헤더를 시도한 것. 정신없이 몰아치는 사우디의 슛은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행운이 한국을 살렸다. 알 도우사리의 마지막 슛이 한국 수비를 맞고 나가면서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0-0으로 다시 후반전이 시작됐다. 1분 만에 사우디가 선제 골을 뽑아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살레 알 셰흐리와 교체돼 들어간 라디프가 첫 골을 폭발했다. 라디프는 교체 투입 후 1분도 채 되지 않아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8분엔 모하메드 칸노의 슛이 골문을 조준했다.

 

실점 후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을 소환했다. 후반 9분 정우영이 나오고 황희찬이 들어가면서 측면에 변화가 생겼다. 말레이시아와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엉덩이 근육 부상을 딛고 복귀한 황희찬은 대회 두 번째 경기에 나섰다.

 

한국의 세트피스 찬스가 이어졌다. 후반 13분에는 김태환이 얻어낸 프리킥을 이강인이 처리했다. 후반 16분에는 손흥민의 역습 후 코너킥이 주어졌고, 이강인이 다시 키커로 나섰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한국이 두 번째 교체카드를 꺼냈다. 미드필더 박용우와 공격수 조규성이 투입됐고, 미드필더 이재성과 중앙 수비수 정승현이 나오면서 백3에서 백4로 수비 라인이 재배치됐다.

 

라디프가 또 한번 한국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었다. 후반 23분에 나온 라디프의 슛은 조현우의 반대편으로 나갔다. 이번에는 교체 투입된 황희찬과 조규성의 호흡이 만들어졌다. 황희찬의 패스가 조규성을 향해 갔다. 아흐메드 알 카사르가 조금 더 빨리 움직여 볼을 잡았다.

 

 

주심 판정에 지속적으로 항의하던 만치니 감독이 후반 34분 끝내 경고를 받았다. 만치니 감독은 그저 여유롭게 웃어보였다.

 

거듭된 코너킥 찬스에도 한국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40분에 손흥민이 때린 슛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오면서 찬스가 무산됐고,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설영우의 헤더도 골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2분 조규성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1분 뒤 황희찬의 헤더가 골키퍼 손에 막혔다. 이어진 황희찬의 왼발 슛도 골대를 살짝 비껴가고 말았다. 한국은 추가시간 내내 공격에 나섰다.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2분 조규성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한 것을 시작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마침내 후반 추가시간 9분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골이 터졌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조규성이었다. 2년 전 이곳에서 가나를 상대로 멀티 골을 꽂아넣었던 조규성이 영광의 순간을 재현했다.

 

연장 전반에도 한국이 주도권을 쥐었다. 박용우, 김민재의 헤더가 사우디의 골문을 조준했다. 사우디도 반격에 나섰지만, 하산 카디쉬가 허공에서 헛발질했다. 황희찬의 슛도 위로 떴다. 연장 전반 14분엔 황인범이 절뚝이며 나왔고, 홍현석이 투입됐다. 한국의 네 번째 교체였다. 이어 황희찬이 다시 슛 찬스를 잡았지만, 추가 득점 없이 연장 전반은 종료됐다.

 

연장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규성이 포문을 열었다. 황희찬, 손흥민이 연이어 골 사냥에 나섰고, 조규성과 공중볼을 다투던 아흐메드 알 카사르 골키퍼가 머리를 부딪친 충격으로 잠시 쓰러졌다. 사우디의 역습이 나왔지만 금세 상황은 마무리됐다.

 

연장 후반 3분, 여섯 번째 교체를 끝으로 사우디의 교체카드가 모두 소진됐다. 연장 후반 9분엔 이강인의 강한 왼발 슛이 알 카사르의 손에 막혔다. 알 카사르는 다리에 쥐가 난 듯 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연장 후반 11분엔 김민재가 나오고 박진섭이 투입되면서 한국은 마지막 교체 한 장을 남겨놓게 됐다. 막판까지 양 팀은 맹공을 퍼부었다. 설영우가 사우드 압둘하미드에 떠밀려 고통스러워하는가 하면, 사우디 공격 상황에선 김태환과 라디프가 충돌해 치료를 받았다.

 

결국 승부차기로 운명을 가릴 잔인한 순간이 왔다. 사우디의 선축으로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모하메드 칸노가 사우디의 1번 키커로 나서 성공했다(1-0). 한국의 첫 키커 캡틴 손흥민도 성공했다(1-1). 사우드 압둘하미드, 김영권도 성공해 2-2 동점이 됐다. 사미 알 나헤이의 킥이 조현우에 막혔다(2-2). 한국의 3번 키커 조규성은 깔끔하게 성공했다(2-3).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킥을 조현우가 또 선방했다(2-3). 한국이 하나만 더 넣으면 승리를 확정하는 순간. 만치니는 등을 진 채 피치를 떠났고, 황희찬이 성공시켜 4-2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의 8강 상대는 16강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한 '사커루' 호주다. 호주와 8강전은 오는 2월 3일 새벽 0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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